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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회장 인사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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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여러분께

벌써 선출된 지 1년이 지나 2007년 1월부터 2년 간 역사학회장직을 맡게 된 서강대학교 조병한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저에게 뜻밖에도 이 중임이 맡겨져 과연 제가 우리 역사학계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만 우선 여러 회원님들, 우리 학계의 동료, 선후배 여러분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해방 후 한국 현대 역사학 출발의 모체가 되었던 역사학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학 학술단체로서의 전통만으로도 이미 그러한 지위에 따른 막중한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역사학회가 이 나라 역사학계의 선학들이 남긴 중요한 유산의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소중히 가꾸고 발전시켜 학계에 더욱 기여하는 것이 역사학도로서 저희가 학문적 전통을 성공적으로 계승하는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학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유념해야 할 것은, 역사학회도 과거의 역할에 안주할 수 없고 보다 높고 진취적인 전망에서 과거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자신이 맡을 새로운 지위를 성실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건국 후 반세기를 지나면서 훨씬 양적으로 팽창하고 더욱 전문화된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여러 갈래로 분화되었고, 그럴수록 역사학의 통합 기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면서도 더욱 난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시대적 격변 속에서 역사학에 부여된 새로운 과제도 많아져 심지어 한국 역사학의 위기의식도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1980년대 말 이후 한국과 세계에 몰아닥친 세계사적, 나아가 문명사적인 전환점에서 우리나라 역사학계가 걸머져야 할 짐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서 우리 역사학계의 변화와 과제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을 역사학회가 맡을 수 있을지 21세기 들어 전임 회장단들이 나름의 고민과 어느 정도의 조정 작업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학회가 나아갈 정확한 방향을 알지는 못합니다만 역사학회에 요구되는 시대적 책임이 범상하지 않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역사학회와 같은 기존의 제도를 계승하고 변화에 부응하도록 부단히 발전시키는 일은 저를 포함한 저희 임원진이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나 여러 회원님들과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연구자들이 다 같이 관심을 기울일 때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누구보다 부족함을 잘 아는 제가 저희 임원들과 함께 바라건대 저희에게 많은 격려와 지원을 주시고, 마음을 연 조언과 아울러 따끔한 질책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7년 2월 5일 신임 역사학회 회장
曺 秉 漢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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