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회 회원 선생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제36대 역사학회 집행부가 출범하였습니다. 저는 신임 회장을 맡게 된 서강대학교 사학과 전인갑입니다.
고난의 역경 속에서도 오늘날의 번영을 성취한 한국의 현대사가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치는 와중에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 합니다. 새해에는 심신의 강건함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이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족한 제가 역사학회 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학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부산에서 창립했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각지에 산재한 동학(同學)의 사(士)를 규합하여 국내 사학계의 공고한 결속을 꾀하고 밖으로 국제적인 광범한 제휴를 기다려 역사학 건립의 초석”이 된다는 비전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사회적 분열이 정점을 향해가는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글로벌 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세계사적 변동의 시기에 학회 창립 발기문에서 밝힌 비전은 오늘날 우리 역사학회가 무엇을 성찰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지를 되새기게 합니다. 그 방향은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역사학계의 학문적 도약은 물론이고 역사 연구자 공동의 담론장을 통해 사회적 균열을 완화하고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번영에 일조하는 것이 우리 학회의 역할일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새로운 집행부는 선배 연구자 선생님들께서 축적한 우량한 학문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면서 21세기 소위 제4차 혁명이라 불리는 익숙하지 않은 연구 환경 속에서 연구의 지평을 확대ㆍ심화하고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특히 다양한 세대의 연구자들이 각 세대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우리 학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여 학회를 역동적인 학문적 논쟁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많은 지원과 격려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5년 1월  전인갑 拜上